2009년 10월 16일 금요일

호접몽

어제 이상한 꿈을 꿨다. 중학교를 다시 다니는 꿈이었다.

거기엔 나의 옛 친구도 있었다. 뚱뚱하고 이상한 담임선생님도 있었다. 내 어릴적 노처녀 선생님들이 그랬듯이 히스테리를 제자들에게 푸는 선생님이었다. 나는 가장 뒷자리에 있었다. 그런데 분위기를 봐서 가장 앞자리로 옮겨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그 시절 그랬듯이 우습게도 나는 교과서도 안 챙겨온 학생이었다. 그러나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담임선생에게 분홍색 스카프를 선물하고, 그것이 어울린다고 그의 기분을 맞췄다.

 

나는 옛날로 돌아가기를 은연중에 꿈꾸었나 보다. 그래서 완벽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싶었나 보다. 잠시나마 그것이 진실이라 믿고 기뻐하고, 최선을 다하였다. 꿈 속에서나마 그 세계가 계속 존재하기를 바랐다. 꿈에서 깬 꿈속에서도 꿈 속의 선생에게 무엇을 선물할까 고민했다. 마치 그 세계가 진짜인 것처럼. 호접몽의 느낌을 알겠더라.

 

돌이켜보면 나는 상도 많이 받고 싶었고 여러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싶었다. 그러나 그게 어려웠다. 게으른 성격 탓에 욕심과는 달리 공부는 그냥 그랬고, 소심하여 나랑 비슷한 친구들만 사귀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닌 일이다. 조금만 더 오바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게 어려웠다. 지금 그때로 돌아가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건, 그만큼 내가 성장했다는 뜻이겠다. 내 능력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일 게다.그 꿈이 진짜이길 원한 만큼 내가 있는 현실에 정성을 다해야겠다. 지금이 먼 훗날 내가 돌이키고 싶은 과거가 되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