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6일 목요일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씨의 글은 '외딴방' 밖에 읽지 못했는데, 덤덤하게 슬픈 이야기를 써나가는 점이 좋았다. 한글의 맛을 살리면서 건조한 문체가 좋았다. 이번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서 어떤 책인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착한 책 값 (온라인으로 9000원)도 한 몫했다. ^^

 재미있어서 차에서 계속 읽었다.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났는데 옆에서 운전하는 엄마가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꾹꾹 참았다.

 희생해야 했던 엄마의 '절절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엄마가 죽음이 아닌 실종이라는 극적인 방법으로 사라짐으로써, 나머지 가족이 엄마에 대한 회상을 끄집어낸다. 나로써는 큰아들과 큰딸의 심경이 공감된다. 출세해서 엄마에게 보답하고자 결심한 적도 있고, 엄마가 준 음식을 뒀다가 못 먹고 버린 적도 많다. 나는 엄마에게 어떤 딸일까?

 올해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난다. 엄마의 엄마는 인생의 마지막을 뜻대로 정리하지 못하셨다. 그리고 나는 외할머니의 마지막 순간에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조차 하지 않았다. 뭐가 그리 쑥쓰러웠을까? 그때가 마지막인 줄 알았다면 그러지 않았을 텐데. 많이 후회된다. 그러니까 지금 엄마한테 잘해야 한다. 엄마는 언제 사라질 지 모르니까.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할 기회가 영영 사라져버릴 수도 있으니까.

 엄마로서의 희생을 감수해야된다는 걸 깨닫고, 조금 슬펐지만, 내가 희생하더라도 좋은 엄마가 되자고 다짐했다. 지금 우리 엄마처럼 좋은 엄마는 되기 힘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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